지식의 종말과 근대적 허무주의...

프리드리히 빌헬름 니체 (1844~1900)

니체는 중세를 벗어나 근대들 향하고 있는 어느 날, ‘신은 죽었다’고 이야기 했다. 나는 근대에서 벗어나고 있는 현재의 어느 날인 오늘, 인간이 죽었다고 말하고 싶지만, 인류는 버젓이 살아 그들을 위한 번영을 거듭하고 있으니, ​대신 인간이 발견하거나 만들어 낸 모든 지식의 종말을 주장하고자 한다. 니체가 신의 죽음을 통해 중세의 가치를 허무하게 만들었다면, 난 지식의 종말을 통해 근대의 가치를 허무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식은 그 양을 인간이 감당할 수 있을 때까지만 의미가 있었다. 만약 10개의 유한한 지식 중 8, 9개의 지식을 소유할 수 있는 사람이 존재한다면 지식의 양으로 인간의 지위를 결정해도 좋다. 한발 물러나 지식의 총량을 특정할 수 있다는 확신만 있어도 그 중 가장 많은 지식을 소유한 이에게 기꺼이 인류를 지배할 수 있는 권한을 위임하자고 주장할 것이다. 하지만 현재 인류는 2017년을 기준으로 매년 16ZB의 데이터를 생산해 내고 있다. 하루에 482억GB, 초당 56만GB, 이를 영화 파일의 데이터 크기로 환산하면 1초에 영화 28만 편이 탄생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가 일상생활을 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 매초마다 데이터 빅뱅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지식의 집합체인 데이터가 무한 확장하고 있는 이 시대에 인간이 소유한 지식의 양이라는 것은 얼마나 하찮은가? 10중 8,9가 아니라, 무한대의 지식 중 8,9를 알고 있는 사람에게 어떻게 아무리 사소한 자격이라도 줄 수 있겠는가!
니체가 말했다고 신이 죽은 것은 아니듯이, 내가 지식의 종말을 이야기한다고 해서 지식이 사라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존재는 하되 죽어 있는 지식에 생명이라는 가치를 부여하기 위해서는 지식을 대하는 관점이 필요하다. 주전자 안에서 끓고 있는 물이 100도씨가 넘어 기체로 변하고, 부피가 늘어난 기체가 주전자 뚜껑을 들썩이게 한다는 사실이 수증기의 팽창하는 힘을 이용해 기계를 움직여야겠다는 관점이 있기 전까지는 그저 평범한 지식에 지나지 않았듯이...

@Back2Ana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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