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나 잘 하자!!!

인류가 근대를 관통하며 몰입한 것은 오직 인류가 나눠 먹을 파이의 크기를 키우는 일이었다. 어떤 파이를 만들지, 어떻게 나눌지는 나중의 문제였다.

파이를 효과적으로 키우기 위해 많은 역할이 분화되었다. 심지어 파이를 키우는 것과는 무관해 보이는 역할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얼핏 보면 무관해 보이지만 모든 것은 파이를 키우기 위한 목적과 연결되어 있었다.
그리고, 파이를 키우는데 방해가 되는 것은 사회로부터 하나씩 격리되기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파이는 충분히 커졌다. 하지만 이번엔 파이를 효과적으로 키우는 과정에서 등장해 익숙해진 각자의 역할이 문제였다. 그 역할은 모두 파이를 키우기 위해 생겨난 것이었고, 그래서 다른 역할로 인해 발생하는 사소한 차이는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묵인하기도 하고, 묵인되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그러한 의도와 무관하게 파이가 커지는 과정에서 역할은 권력이 되고, 차이는 차별이 되었다.

이제 인류는...
파이를 키우는 과정에서 등장하여, 필연이 아닌 우연에 의해 주어진 자신의 역할, 그리고 그 역할 앞에 놓여진 밥그릇을 지키고, 키우고, 빼앗기지 않기 위해 투쟁하고 있다.

그리하여 탈근대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은 겉으로는 자유니 평등이니 우아를 떨어도 그 본질은 역할의 전문성들이 상호 충돌하는 밥그릇 싸움일 뿐이다. 친절한 금자씨는 이미 오래 전에 이러한 시대의 도래를 알리는 명대사를 날린 바 있다.

“너나 잘 하세요.”

요즘같은 세상에 죄 없는 자가 간음한 여인에게 돌을 던지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돌을 내려 놓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싶다. 모두 짱돌을 던질 대상만을 찾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으니 말이다.

@Back2Ana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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