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2월 22일날 올렸던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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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내가 만난 몇몇 젊은 만화가들은 "강풀"이라는 만화가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았다. 

심지어 "강풀은 만화가가 아니다." 라고 말하는 걸 들은 적도 있으니... 

정확하게 어떤 의미에서 그렇다는 건지는 알 수 없으나 한때 만화가가 꿈이었던 나는 우연히 그들의 손 때가 묻어 있는 수많은 만화 관련 교본들과 습작들을 보고는 만화가가 되기 위해 그 정도 노력을 한 당신은 감히 강풀에 대해 논할 자격이 있소... 라는 마음에 그들의 평가에 별다른 반론을 제기하지 못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몇 년 된 얘기다.

그러던 중... 

요즘 영화로 상영하고 있는 "그대를 사랑합니다" 웹툰 원작을 다음에서 찾아 읽었다. 

사실 젊고 예쁜 배우들이 등장하는 영화도 아니고, 눈 앞으로 뭐가 툭툭 튀어 나오는 특수효과가 있는 것도 아닌데, 여기저기에서 흥행이 된다는 얘기를 들은 터라... 자극적인 비쥬얼에 익숙해진 내가 혼자 보러 가기는 그렇고... 2002년 "집으로" 이후 부모님과 함께 본 영화가 없어 부모님을 모시고 봐도 될 영환지 미리 리뷰를 해 보고 싶어서 였다.

 

만화를 다 읽고 나서...

한참 동안 멍~ 했다.

생각해 보니 이전에도 강풀의 만화를 보고 나서는 늘 비슷한 감정을 느꼈었던 것 같다.

 

내가 받은 감동은 단지 손가락을 몇 번 움직인 수고에 비하면 지나치게 과분한 것이었다.

다음에 웹툰을 연재하며 얼마의 댓가를 받았는지는 모르겠지만, 강풀이라는 작가에 대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다.

이렇게라도 강풀 작가에게 미안함 마음을 전하고 싶어서...

 

웹툰이라는 장르는 분명 디지털의 발전에 의해 탄생된 인스턴트형 콘텐츠다.

독자들은 순간적으로 즐기고 이내 그 기억을 지워버린다.

디지털 특성상 굳이 내 기억 속에 저장하지 않아도 그 콘텐츠는 증발할 염려가 없다.

강풀의 만화는 디지털의 옷을 입고 있기는 하지만 그 안에는 다분히 아나로그적 감성을 담고 있다.

그래서 따로 간직하고 싶고, 기억하고 싶은 욕구를 자극한다.

 

강풀은 디지털이 완벽하게 세상을 지배하기 전에,

인간의 "기억"이 0과 1의 조합으로 무의미하게 "존재"하는 세상이 오기 전에,

자신이 가진 재능으로 아나로그적 감성을 디지털로 각인하고 싶어하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강풀은 분명 한국 만화계에 한 획을 그은 "만화가"임에 분명하다.

들국화와 서태지가 그랬던 것처럼...

박노해와 김남주가 그랬던 것처럼...

 

더 늦기 전에 부모님 모시고, "그대를 사랑합니다."를 보러 가야 겠다.


2011년 2월 22일 Back2Ana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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