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션샤인” 시청을 둘러싼 원칙과 타협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미스터 션샤인이라는 드라마에 열광했다. 하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요즘엔 드라마 자체를 안보는 사람도 꽤 있고, 역사 왜곡에 대한 경계심이나 미스터 션샤인에 등장하는 특정 배우에 대한 불호로 인해 안 본 사람도 적지 않은 것 같다.
첫 번째 케이스는 드라마를 보지 않아 대화에서 소외되는 것을 크게 불편해하지 않는 쿨한 ‘스따’의 경우다. 그것도 안보냐고 물으면 굳이 왜 봐야 하느냐고 반문한다. 물론 그럴 수 있다. 예전과 다르게 그 어떠한 문화 콘텐츠도 절대 다수의 사랑을 독점할 수 없는, 어느덧 대세에 따르기 보다는 다양성이 확실히 우위를 점하는 사회가 되어 버렸다. 이 부분은 어느 것이 더 옳다고 말할 수 없는 양면성이 있다.
두 번째 케이스는 얼마전 저명한 역사학 교수님께서 명쾌하게 나에게 정리를 해 주었다. 관점에 의해 왜곡되지 않는 역사는 있을 수 없다고... 정사도 현재의 필요성에 의해 합의된 역사지, 과거에 진짜 그런 일이 있었는지 누가 확인할 수 있겠냐고...
난 세 번째 케이스에 집중하고자 한다. 이 부분은 다시 두 가지 태도로 나뉠 수 있다. ‘넌 어떻게 그런 잡놈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드라마를 볼 수 있어? 그 놈이 아떤 짓을 했는지 알아?’와 자신은 모종의 신념(취향?)을 지키기 위해 보지는 않지만 다른 사람이 보는 것에 대해서는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가타부타 관여를 안하는 경우이다.
다소 혼란스럽고 찜찜하다. 드라마를 구성하고 있는 많은 요소가 있다. 작가, 감독, 배우, 스토리 등등... 그 중 어느 하나라도 도덕적으로나 또는 기타의 이유로 문제가 있으면 신념의 순수성을 지키기 위해 안보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다른 긍정적인 요소를 취하기 위해 그 중 몇 가지 이상을 충족하면 대충 타협을 하고 보아야 할까?
물론 정도와 기준의 차이가 있다. 작가가 개새끼고, 감독은 소새끼, 배우가 말새끼라면(개와 소와 말에게 미안함을 전한다. 딱히 욕을 하려는 의도 보다는 그저 관용적인 표현으로 이해해 주기 바란다)... 거기다가 스토리까지 엉망이라면? 몇 개 중에 몇 개가 마음에 들어야 볼지, 말지를 결정하는 것이 정도의 차이라면, 기준의 차이는 개, 소, 말새끼에 대한 호불호가 가지는 가치의 문제이다. 가치는 시공간에 따라 대부분 상대적이다. 요즘은 교통의 발달로 시공간이 주는 경험의 차이가 이라 저리 섞이다 보니 같은 공간, 같은 시간에 존재하고 있는 이들 사이에서도 절대적인 가치를 주장하기는 어렵게 되었다.

누구나 주장할 수 있는 절대적인 기준은 자신의 유불리인 것 같다. 내가 불편하면 원칙을 깨고 타협할 수밖에 없지만, 사는데 그닥 불편하지 않으면 자신에게 유리한 원칙을 지키며 살면 그뿐이다. 하여 관계에 집착하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원칙에 유연하고, 구질구질하게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없다면 시간이 쌓일수록 원칙 속에 갇히게 되는 것 같다.

이래저래 답답해서 그 답답함을 풀어보려고 시작한 글인데... 별 효과가 없다. 각자 생긴대로 그냥 대충대충 사는 게 답일까?

@back2analog

Comments 2

  • 곁지기 | 댓글주소 | 수정/삭제

    공중파 3개 채널만 나오는지라 못 보긴 했지만,
    예전에 도깨비 시청을 그리 했던 것 처럼
    여유 있는 겨울에 몰아보게 될 듯 싶네요.

    그건 그렇고..
    원칙 그리고 타협..
    자석의 N극과 S극 같기도 해요..

  • K.KingKong | 댓글주소 | 수정/삭제

    음 드라마라는 자체가 작가가 만들어낸 순수한 창작물에
    연출이라는 섬세함을 거치고 영상이라는 영상미학적 요소가 들어가서 최종적으로는 오락의 요소를 가지고 만들어지기 시작한 창작물이라고 생각합니다(물론 창작에 참여하시는 분들은 모두 본연의 예술성 또는 작품성을 중시하시기에 오락적인 요소로만 보여지고자 원치는 않습니다.)
    저의 입장에서는 첫번째는 오로지 나에게 충분한 이해를 이끌어내는 주제와 내용이냐 인것 같아요
    물론 두번째로 선호하는 배우 좋아하는 작가가 있겠지만 재미없으면 안보고 재미있음 보면 되는 아주 간단한 문제 아닐까요?
    얼마나 도덕적 삶들을 살아가는지 가끔 궁금해 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