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폭염은...

이 폭염은...
자연이 아닌 인간들이 만들어 낸 것이다. 
자연은 이 폭염에 적응하지 않고 저항하는 인간들을 
장차 더 강력한 폭염으로 응징할 것이다. 
언젠가부터 인간들은 
소수가 점유하고 있는 큰 기득권과는 싸우면서도,
큰 기득권이 만들어 준 작은 기득권 따위는 누려도 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냉기를 뿜어주는 에어컨의 상쾌함...
자가용이 주는 이동의 편리함...
아파트가 제공해 준 분리의 안락함...
모두 큰 기득권인 대자본이 선사한 마치 독약과도 같은 선물 아니던가!

이 사회의 구조가 파편이 되어 산산이 흩어지기 전까지 인간은 결코 자신이 누리고 있는 작은 기득권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나의 포기와, 나의 양보가 공공이 아닌 누군가의 사익이 된다는 사실을 뼈 속 깊이 경험을 통해 각인했기 때문이다. 

정치, 예술, 교육을 비롯한 모든 사회적 체계들은 인간의 생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효율적으로 분화된 결과이다. 어느새 인격화, 종교화의 길로 접어든 그 각각의 체계들은 아무런 도덕적 가책도 느끼지 않고 오랜 기간 동안 인류가 구축해 온 보편적 상식을 파괴하고 있다. 자신이 속한 체계들이 추구하고 있는 작은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경험과 무관하게 불확실한 미래를 살아갈 아이들에 대한 조건 없는 ‘인정’, 서로 다른 근육을 키우며 살아온 민과 관의 거버넌스를 통한 작은 ‘합의’, 단절된 사회 체계들 간의 ‘횡단성’이 절실히 필요한 이유이다.

@back2ana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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