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형의 옥탑방...

6년 전인 2012년 4월 21일 페북에 썼던 글...
4월 29일... 큰형 기일이 며칠 안 남았네...


큰형이 고시공부를 하던 옥탑방이다. 고시공부를 하던 형은 저녁이면 술을 먹고 만취해 돌아왔었다. 그런 형을 걱정하는 부모님의 한숨 소리를 엿듣고는 형에게 장문의 편지를 썼던 적이 있었다. 형을 꾸짖는 날카로운 독설들로 가득한 편지를 쓰며 내 마음도 편치는 않았다. 하지만 오지랖 넓고 마음 착하기만 형의 독기를 끄집어 내야겠다는 생각에 며칠을 고민하며 편지를 썼고, 차마 전하지 못하고 품에만 넣고 다녔다. 그러던 어느날... 형이랑 기분 좋게 술을 마신 후 어렵게... 어렵게... 형에게 편지를 전했다. 난 막내이기에 지금도 동생의 비판을 수용하는 형의 아량이란걸 알지 못한다. 그저 큰형과 나는 그런 관계이려니 했다. 며칠 후 옥탑방에 올라와 보니... 형은 내가 쓴 독설 가득한 그 편지를 책상 앞 벽에 풀로 단단히 붙여 놓고는 공부를 하고 있었다...
할머니 제사를 지내러 와 옥탑방을 보고 그때 일이 떠올라 한참을 울었다. 다음 주 일요일은 큰형이 떠난지 2년이 되는 날이다.

Comments 2

  • Deborah | 댓글주소 | 수정/삭제

    어머나..ㅠㅠ
    너무나 슬픈 사연의 글이네요
    가슴이 미여지며 아파하는 그 모습이 그려지네요.
    사람은 그래요
    마음으로
    그리움으로
    기억으로
    그렇게 추억을 하기에
    더 애절하게 다가오는지도 모릅니다.
    그 마음 다 이해는 못하지만
    그 심정이 어떨꺼라는건 대충 느껴져요.
    저도 아버님을 10년전에 보내드렸네요.
    젊은날에는 원망도 많이 했었고
    서운한 감정이 많았어요.
    지나고보니 모든것이 추억이고 그리움투성이네요. ㅠㅠ


    아프겠지만..힘내요.

  • Back2Analog | 댓글주소 | 수정/삭제

    벌써 8년... 시간이 많이 지났네요. 이제는 옅어져 가는 큰형에 대한 기억 때문에 슬픔이 있던 자리를 미안함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번 기일이 마침 일요일이라... 큰형 친구들이랑 같이 납골당에 가 볼 생각입니다. 위로... 고밉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