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된 인간, 호모 데우스...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의 신작 "호모 데우스"... 

E-book으로 사 두고 있다가 얼마전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사피엔스"가 지금까지 인류가 걸어온 문명에 대한 통찰이라면, "호모 데우스"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인류의 미래를 통찰하고 있다. 

얼마전 내가 "정과 반이 합에 이르지 못하는 시대"와  "포스트모던 시대의 변증법"에도 썼던 것처럼 마르크스가 변증법적 유물론을 통해 인간의 역사발전 단계를 과학적으로 이론화한 순간, 아이러니 하게도 변증법은 새로운 변이를 맞이하게 되었다. 지금까지 마르크스의 탁월한 통찰로 인해 문명이 시작된 이래 적어도 근대까지 역사는 정반합으로 발전해 왔다고 확신한다. 굳어진 '정'에 '반'하는 것이 곧 '합'으로 이어졌던 시대가 분명히 있었다. 그래서 만들어진 '합'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이다. 세계를 지배하는 금융자본과 강대국 방산업체의 이해관계에 따라 전쟁과 냉전, 그리고 학살까지도 미디어로 정당화되는...

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포스트모던 시대는 의도와 무관하게 '정'의 오만이 '반'을 키우고, '반'의 목적의식성이 '정'을 고착화하기 위한 명분이 되는 시대이다. 그리하여 진보와 보수가, 노동자와 자본가가 이해관계라는 진흙의 카르텔 안에서 함께 뒹굴고 있는 시대... 마침내 '정'과 '반'이 '합'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딜레마의 시대... 그래서 포스트모던 시대에는 새로운 변증법이 필요하다.


호모 데우스를 통해 유발 하라리의 지혜를 조금이라도 빌린다면, 제4차 인공지능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코팅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학원 자본의 천박한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으리라...

@back2analog



“19세기 중엽 카를 마르크스는 탁월한 경제적 통찰에 이르렀다. 통찰에 기반해 그는 프롤레타리아 계급과 자본가 계급 사이의 폭력적 갈등이 점점 증가할 것이고, 결국 프롤레타리아 계급이 승리해 자본주의 체제가 붕괴할 거라고 예측했다. 그는 혁명이 산업혁명의 선봉에 영국, 프랑스, 미국 같은 나라에서 시작할 것이고, 그런 다음 다른 나라들로 확산될 거라고 확신했다.


  마르크스는 자본주의자들이 읽을 안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 처음에는 소수의 추종자들만 그의 예측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그의 글을 읽었다. 하지만 사회주의 선동가들이 지지세력을 갖게 되고 힘을 얻자 자본주의자들은 초긴장했다. 그래서 그들도 《자본론》을 정독했고, 마르크스주의적 분석 도구와 통찰을 여럿 차용했다. 20세기에는 거리의 부랑자들부터 대통령까지 모든 사람이 경제학과 역사에 대한 마르크스주의적 접근방식을 포용했다. 심지어 마르크스가 전망한 예후에 거세게 반발한 골수 자본주의자들조차 마르크스의 진단을 가져다 썼다. CIA 1960년대에 베트남과 칠레의 정세를 분석하면서 사회를 계급으로 나누었다. 닉슨과 대처도 세계를 검토하면서 중요한 생산수단을 누가 통제하는지 자문했다. 조지 부시는 1989년부터 1991년까지 공산주의라는 악의 제국이 멸망하는 것을 지켜보았지만, 1992 선거에서 클린턴에게 패하고 말았다. 클린턴에게 승리를 안겨준 선거전략은 하나의 모토로 요약된다.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 마르크스도 이보다 나은 말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사람들은 마르크스주의자들의 진단을 받아들이면서 이에 따라 행동도 바꾸었다. 영국과 프랑스 같은 나라의 자본가들은 노동자의 처지를 개선하고, 민족의식을 고취시키고, 국민을 정치체제 안으로 통합하려고 시도했다. 결과 노동자들이 선거에 나가 투표하기 시작하고 노동당이 여러 나라에서 잇달아 권력을 잡았지만, 자본주의자들은 여전히 안심하고 숙면을 취할 있었다. 결과적으로 마르크스의 예측은 완전히 빗나갔다. 공산주의 혁명은 영국, 프랑스, 미국 같은 산업강국을 집어삼키지 못했고, 프롤레타리아 독재는 역사의 쓰레기통에 처박혔다.


  이것이 역사 지식의 역설이다. 행동을 바꾸지 못하는 지식은 무용지물이다. 하지만 행동을 바꾼 지식도 용도 폐기된다. 우리가 데이터를 많이 보유할수록, 역사를 이해할수록 역사는 경로를 빠르게 변경하고, 우리의 지식은 빨리 낡은 것이 된다.”

-알라딘 eBook <호모 데우스> 중에서


Comments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