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은 사실이 아니라 해석이다!

내가 아주 오래 전에 있었던 어떤 일을 기억한다는 것은... 그 사이 있었던 여러번의 중간 기억에 대한 기억일 가능성이 높다. 즉, 내가 이 사진을 찍었던 당시의 상황을 기억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중간중간 이 사진을 보며 했던 기억이 모여 그 상황에 대한 사실적 기억이라고 착각을 하는 것이다. 그 중간 기억에는 상황에 따른 해석이 더해진다. 

주관적으로는 그렇고... 하나의 사실에 대한 여러 사람의 기억이 더해지면 상황은 더 복잡해진다. 이 사진의 당사자인 은기와... 함께 있었던 은기엄마, 장모님, 장인어른(이 사진은 약 10년 전 청주에 있는 처가집에서 찍은 사진이다.)의 주관적 해석이 더해진 기억들까지...
인류는 현재 이성 과잉의 시대에 살고 있다. 인간의 이성 안에는 이성의 역사보다 훨씬 더 오랜 시간 인간을 지배했던 동물적 본성과 계급적이고 집단주의적인 폭력성까지도 잠재되어 있다. 내가 이성의 '과잉'을 이야기 하는 것은 오히려 인간의 유전자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그러한 본성의 목적의식적인 부정에 대한 지적이다. 
당파성을 갖는 것이 용기이던 시대가 있었다. 하지만 당파성 과잉의 시대엔 오히려 그 당파성을 포기하는 것이 더 큰 용기일지 모른다...
니클라스 루만은 당파성이 과잉된 시대를 이해하고 분석하기 위해 용기있게 당파성을 걷어낸 사회학자인 것 같다. 훗날 난 이 사진을 보며 중학교 2학년에 접어든 은기와 더불어 니클라스 루만을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back2ana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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