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긴 어게인과 상상력의 힘


비긴 어게인에 등장하는 천재 프로듀서 댄(마크 러팔로)은 다듬어 지지 않은 가수의 가능성과 여지를 상상할 수 있는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한때 그러한 댄의 능력으로 인해 파트너인 사울과 음반기획사를 설립할 정도로 잘 나가지만, 지나치게 상업화되어가는 음반 시장에서 댄의 그러한 능력은 점점 그 쓸모를 잃어가고, 결국 자신이 만든 회사에서 쫓겨나는 신세가 된다.  

우울한 기분을 달래기 위해 들른 바에서 댄은 우연히 바에서 노래를 부르는 친구를 따라 온 그레타(키이라 나이틀리)의 노래를 듣는다. 

기타를 연주하며 수줍게 노래를 부르는 그레타... 바에서 술을 마시는 손님들에게 그레타의 노래는 데뷰도 하지 못한 삼류 통기타 가수의 그저그런 노래로 들렸겠지만, 댄은 그레타의 노래를 들으며 드럼, 피아노, 첼로와 바이올린이 함께 연주하는 풀밴드 음악을 상상해 낸다. 이 장면은 다시 봐도 압권이다. 댄이 한 발씩 무대 앞으로 다가가며 마치 마법을 걸듯이 기타의 빈 부분을 피아노와 스트링, 리듬 악기로 채우며 음악을 완성해 가는... (설마 뽕 먹고 들은 건 아니겠지? 대마를 하면 인간의 가청 주파수가 확대되어 듣지 못하는 음도 들을 수 있다고 해서 한때 음악하는 사람들이 대마를 애용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우리는 상상력이 거세당한 사회 속에 살고 있다. 관료는 책임에 갖혀, 시민사회는 가치에 갖혀 서로가 함께 만들어 갈 수 있는 어마어마한 가능성을 스스로 부정하고 있다. 각자 자신의 눈에 보이는 것을 보고 말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거버넌스는 자신이 알지 못하는 새로운 것을 상상하는 것이다. 마치 댄이 투박한 통기타 반주의 노래를 듣고 그레타의 음악적 가능성을 상상해 냈듯이...


거버넌스야말로 무엇보다 창의적 상상력이 필요한 일일지 모른다. 자신과 다른 것과 결합하면서 상상력을 자신에 경험안에 가두어 두어서는 거버넌스를 제대로 할 수 없다. 그것이 책임이든, 가치든, 경험이든, 이해관계든... 거버넌스를 하기 위해선 자신을 가두고 있는 알을 먼저 깨고 나오는 것이 필요하다. 

@back2ana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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