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살 나를 만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소식이 궁금했던 국민학교 단짝 친구들을 페북에서 찾아 보았다.


유도연, 이경태...


아침 밥상에 미역국과 구운 김이 올라오고,

아버지 보다 먼저 푼 밥의 임자가 내가 되는 날이 생일이라고 알고 있던 나이...

처음으로 내 귀 빠진 날에 관심을 가져준 녀석들이다.


"엄마, 내 생일이 언제야?"

"갑자기 그건 왜?"

"응, 친구들이 물어봐서..."

"4월 14일"


그 두 녀석은 1979년 4월 14일, 

조막만한 손에 고만고만한 선물을 들고는 우리집을 찾았다.  

"희태 생일은 음력 4월 14일인데?"

어렵던 시절이었지만 어머니는

자식 생일을 잘못 알고 찾아 온 친구들에게 빵과 음료수를 내 주셨다.

덕분에 난 내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두 번이나 생일을 챙겨 먹었고...


32년만에 만난 친구들의 모습은 익숙하기도 하고, 낯설기도 했다.

아니... 친구들의 모습은 익숙했지만,

친구들의 입을 통해 만난 12살의 나는 낯설었다.


지금까지 내 성격이 소심한 이유를 

일찌기 5살 때부터 셋방살이를 하며 눈칫밥을 먹고 자랐기 때문이라 믿고 살아왔는데,

친구들 입에서 나온 12살의 채희태는

적당히 까칠하고, 

가끔은 대범했으며, 

심지어 싹아지가 없기도 했었단다.


헐~

머리속이 복잡하다. 

그렇다면 지금 내 성격의 시작은 도대체 언제부터란 말인가!


어찌되었든,

페북 덕에 32년을 묵혀 둔 친구들을 만났다.

덤으로, 12살의 나도 만나고...


@back2ana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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